덜컹.
몸이 얕게 흔들리는 감각과 함께 불현듯 꺼져있던 정신이 맞붙습니다.
아무래도 버스 안에서 깜빡 잠들어버렸던 모양이에요.
눈을 뜨면 들어오는 풍경은 익숙하고도 평범한 버스의 내부.
:흔들리는 손잡이, 끊임없이 스쳐 지나가는 차창 너머의 풍경, 조금 낡은 감이 있는 앞 좌석의 시트….
익숙한 것투성이인 차체의 내부에서 익숙하지 않은 점이라고는 버스가 텅 비어있다는 점뿐입니다.
그야말로 '나 자신'을 제외한 탑승객이 존재하지 않습니다만,
왜일까요.
별로 대수롭지는 않습니다.
적적한 버스를 오로지 시선만으로 훑고 있었을 때였나요.
문득 좌석의 맞은편 정면에 붙어있는 버스 번호 라벨이 눈에 들어옵니다.
정하은:
관찰력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83 |
| 판정결과: |
실패 |
그 전에 목적지가 어디였더라….
몽롱한 정신을 가다듬다 보면 문득 기대고 있던 차창 너머로 시선이 돌아갑니다.
흔들리는 창문 너머로 어느새 장대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꼭, 세상을 수몰시킬 것처럼.
이 비는 언제부터 내리기 시작한 걸까요?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날씨가 제법 맑았던 것 같은데…
정하은:
지능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1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글쎄요, 정말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날씨가 맑았던가요?
하은은 문득 부자연스러운 위화감에 사로잡힙니다.
그야 잠들기 전의 기억이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언제 이 버스에 올라타 있었는지조차 떠오르지 않습니다.
마치 검은 도화지 위에 먹칠한 듯,
:머릿속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뿌옇고 흐릿한 기억만이 잔존합니다.
정하은:
SAN Roll
| 기준치: |
90/45/18 |
| 굴림: |
6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지러운 머리를 갈무리하기도 전에, 방지 턱 탓인지 버스가 또 한 번 크게 흔들립니다.
그 불친절한 진동과 함께 품에 안고 있던 무언가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조심히 살펴본다)
:하은은 버스 바닥을 나뒹구는 국화꽃다발을 발견합니다.
품에 안고 있던 무언가는 아무래도 국화꽃다발이었던 것 같습니다.
바닥에 떨어져 나뒹군 충격 탓이었을까요?
순백색의 꽃잎 몇 송이가 바닥에 흐드러진 것이 보입니다.
정하은:아 꽃이... 망가져버렸네. 그나저나 하얀 국화라. (곰곰히 하얀 국화를 들 만한 상황을 생각해본다)
:하은은 생각해 보지만, 잠에서 깨어난 지 얼마 안 돼서인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정하은:(조심히 국화를 집어 들고) 아무리 생각해도 잘 생각나지 않아.
정하은:
듣기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6 |
| 판정결과: |
실패 |
:바닥에 나뒹구는 꽃다발을 주워들던 그 순간,
단말마와 같은 이명이 짤막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방금 무슨 소리를 들었죠?
어쩐지 머리가 아파옵니다.
정하은:아, 갑자기 머리가... (머리를 짚고 얼굴을 약간 찡그리며)
아, 그제야 흐릿한 의식 너머로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그렇지.
오늘은 소중한 친구 차도민의 첫 번째 기일이었죠.
그러니 하은이는 도민이 잠들어있는 납골당으로 향하는 길이었을 겁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그렇지, 이런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니.
거기까지 떠올리면 문득 버스는 인적이 드문 정류장에 정차합니다.
탑승구가 열리고, 올라타는 승객의 모습에
하은은 스스로의 눈을 의심하게 됩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야 버스 위에 올라탄 사람은,
…1년 전 죽었던 차도민이었으니까요.
고즈넉한 빗소리가 귀를 먹먹히 울리는 텅 빈 버스 안,
정하은:
SAN Roll
| 기준치: |
90/45/18 |
| 굴림: |
99 |
| 판정결과: |
실패 |
2
맞붙는 것은 허공 위로 겹쳐진 두 사람의 시선.
일순 멎는 것은 하은이의 호흡.
그뿐입니다.
하은은 알고 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은 때로 꿈보다 비현실적이라는 사실을요.
:그렇기에 지금껏 비현실적인 현실을 여러 차례 맞이해가며 이토록 불친절하고 잔인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던가요.
비현실적인 현실이요.
도민은 분명 1년 전에 죽었습니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던 날, 돌이킬 수 없는 사고에 휘말려서요.
그래요.
나는 그 사람이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 곁에 있어 주지 못했고,
:그렇기에 그의 부재를 부정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그러니 내 앞에 서 있는 저 사람은,
도민이 아닌 도민을 지나치게 닮은 사람일 겁니다.
꿈보다 비현실적인 현실의 나날 속에서도 실현될 수 없는 비현실이 있는 법입니다.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 돌아올 수는 없잖아요.
:혼란 속에 빠져있는 당신의 상태를 눈치챈 걸까요.
막 버스에 올라탄 도민이를 닮은 이는 하은이의 생각을 부정하듯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당신이 앉아있는 좌석 옆에 앉습니다.
저 목소리.
나를 향하는 다정한 두 눈동자.
아무리 부정하고 잊으려 애를 써도 잊히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리웠고, 그리웠기에 나날이 새로운 처절함과 아픔을 느끼게 했었던 저 두 눈처럼요.
:정차했던 버스는 오로지 두 사람만을 태운 채, 다시금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 순간 하은이는 받아들이고 맙니다.
도민이를 닮은 이는, 그저 닮은 사람일 뿐이 아닌 도민이 그 자체라는 사실을요.
당황했나요?
아니면 반가운가요?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의 덩어리가 가슴속에 응어리로 자리 잡습니다.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갈피조차 잡히지 않습니다.
혹여나 꿈에서라도 다시 만날까 준비해 두었던 말이 한가득 쌓여 있었는데도 말이에요.
도민이는 여전히 혼란스러워하는 당신과 눈을 마주합니다.
정하은:아마도 납골당에. 하지만 가려던 이유는... (답지 않게 말 끝을 흐리며 대답을 이어가지 못하고)
:하은의 답변을 들은 도민은, 하은의 어떤 대답에도 그저… 군더더기 없는 애정과 슬픔이 가득 담긴 눈으로 이쪽을 응시할 뿐입니다.
덜컹.
다시 한번 방지턱을 밟고 지나간 버스가 얕게 흔들립니다.
정하은:
관찰력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81 |
| 판정결과: |
실패 |
:...도민의 쪽을 돌아보면, 평온해 보이는 얼굴로,
정하은:당연하지. 넌 그때... (혹여나 상처가 되는 말일까 싶어, 당신이 모르는 사실일까 싶어 말이 턱 막혔고, 하지만 당신이 너무나도 평온해 보였기에, 다시 말을 뗀다) 그때... 죽었었잖아. 어째서...
차도민:그러게. 네 말처럼, 그때 죽었었지. (그렇게 말하곤 가볍게 슬 웃었습니다.) 하하! 사실 나 말이지... 너 만나고 싶어서, 네 꿈속에 들어왔거든! (어때, 감동이지?) 네가 가기로 한 곳까지 길을 잃지 않도록 내가 동행 해줄게. (헙...) 설마 설마 싫다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기껏 네 꿈에 나와준 이 도민님은 좀 슬플지도 몰라. (검지 손가락으로 눈가를 쓸며 눈물 닦는 시늉을 해 보입니다.)
정하은:(아직 해맑아 보이는 당신을 보니 어느 때처럼, 그래. 당신이 살아있었을 때 같아서. 자신도 모르게 풋 하는 웃음소리를 내었어) 정말 만나고 싶었어. 일 년 내내 죽. 너무나도...... 그래도 다시 만났으니까 감동이야. 고마워. (나보다 네가 길을 더 잘 잃어버리면 어쩌지,라며 평소 행동을 생각해 보고 얼굴에 밝은 표정을 지었고) 싫을 리가. 전혀 싫지 않아. (그저 조금이라도 너와 더 함께하고 싶어서, 조금은 느리게 말해)
차도민:어, 뭐야. 아까 나 봤을 때는 아주 눈이 휘둥그레졌으면서, 이제는 또 이렇게 금방 웃네? (따라 하하! 소리 내 웃었습니다.) 그래! 이렇게 웃는 모습도 1년 만이야. 응, 보고 싶었어. 나도, 정말로... (...) 정말?! 뭐, 예상은 했어. 나의 특별 배려를 싫어할 리가 없지. 우린 소중한
친구잖아. 그렇지? (친구. 그 소리를 내뱉으며 어떤 생각을 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래도, 동행이 끝나면... 또 헤어지게 되겠지만. 물론, 쭉 함께 있고 싶지만… 그건 내 욕심이겠지. 아, 우리끼리 이런 말은 좀 징그럽나? 평생을 같이 다니다가 이제서야 헤어지게 된 건데. 아하하, 그래도... 진심이야. 그만큼 너무, 너무 반갑고, 오랜만이라서... (이 뒤론 말끝을 흐릴 뿐입니다.)
정하은:그래. 우리는 소중한 친구니까. (정말 친구일 뿐인 건가 싶어 마주치던 눈을 돌리고. 네 말을 들으니 결국 헤어지는 건가 싶어 실망감이 들기 시작했어. 소중한 친구와 한 번 더 이별을 하는 과정이 이렇게나 슬펐던 것일까.) 너와 오래 있고 싶었는데, 아쉽네. (평생을 함께 했다... 라. 네겐 평생이지만 나에겐 찰나의 순간일 뿐인데. 난 앞으로 너 없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일 년 동안 또 얼마나 고독해야 하는 건지.) 나도 물론 쭉 함께하고 싶어. 전혀 징그럽지 않아. ... 오랜만이라서?
차도민:(소중한 친구. 그 말에 동감하는 네 반응에 어느 정도 만족한 듯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지금, 난 그저 '네 꿈' 안에 있는 상태인 거니까. 아무리 나와의 만남이 좋다고 하더라도!(ㅎ) 일어나서 현실을 살아가야지. 안 그래? ...으응, 아니. 아무것도.
그건 그렇고, 흠... 슬슬 내릴 때가 된 것 같은데? (창문을 바라보더니, 그대로 자리에 일어서 버스 벨을 누릅니다.) 자, 이제 슬슬 내릴 준비 해! 도중에 길을 잃지 않도록, 네가 가야 할 목적지까지 친.절.히. 바래다줄테니까! (엣헴!)
:그 말을 끝으로 버스는 곧 첫 번째 정류장에 정차합니다.
여차저차 버스에서 내린 두 사람은 협소한 간이정류장 지붕 아래로 들어섭니다.
빗줄기는 여전히 이 세상을 침수시킬 것만 같이 맹렬합니다.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처리된 정류장 지붕 아래,
양옆으로 담장 형식의 벽면이 기둥처럼 세워져 있고
그 중앙에 원목으로 만들어진 나무 벤치가 하나 놓여있습니다.
:버스 그림이 새겨진 표지판 또한 눈에 띕니다.
[벽면]과 [벤치], [표지판]을 살필 수 있습니다.
정하은:응? 이 표지판은 뭐지? (버스 그림이 새겨진 표지판을 빤히 바라보며)
:간략한 버스 그림이 새겨진 정류장 표지판입니다.
표지판 아래 버스 노선도가 붙어있습니다.
노선도를 확인하면…
평범한 노선도가 아니네요.
아니, 이를 노선도라고 칭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버스 노선을 알리는 안내판에는 노선도 대신
:'색상에 따른 국화꽃의 꽃말'에 관한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정하은:
지능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1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칠이 벗겨진 자국을 통해 국화의 색상이
'붉은색'이라고 적혀 있었음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꽃말의 의미는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정하은:음, 역시 잘 모르겠네. 다른 곳을 살펴볼까. (시선을 벽면으로 옮기고)
:마치 담장을 연상시키는 정류장의 벽면에는 흰색 장미 무더기가 덩굴을 내리고 자리합니다.
정하은:
관찰력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4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아래 피어있는 것은…
흰색의 국화.
하은이가 들고 있는 것과 같은 흰색 국화꽃입니다.
흙 속에 뿌리를 내린 채 한들한들 흔들리는 국화꽃은 물기를 머금은 탓에 아주 생생합니다.
쏟아져 내리는 빗소리를 가르고 도민이가 말을 걸어옵니다.
그렇게 속삭이는 도민이의 목소리는 어쩐지 막연하고도 얕습니다.
정하은:
지능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100 |
| 판정결과: |
대실패 |
:글쎄요, 도민이의 질문에 답해주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달리 없습니다.
정하은:역시 이것도 잘 모르겠어. 마지막은... (벤치를 향해 천천히 시선을 돌리고)
지붕이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물을 막아주는 탓에 젖은 부분 없이 바짝 말라 있습니다.
버스가 도착할 때까지 벤치에 앉아 쉬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차도민:음, 그럴 수도 있지. (답을 하지 못하는 하은을 향해 얕게 미소짓습니다.)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은 것 같아. 앉아서 기다릴까. (말을 끝으로 벤치에 앉습니다.)
정하은:그래. (자신도 함께 벤치에 앉았어.) 역시 꿈이라 그런가, 아무것도 모르겠어서 몽롱한 기분이야. (눈을 비벼보고 꿈뻑꿈뻑 느리게 감았다 떴다를 반복해. 그러다가 작은 소리로 말하고.) 버스가 느리게 왔으면 좋겠다.
차도민:그래도 좀 있으면 익숙해질지도 몰라.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잖아? (이어지는 네 말에 콧소리 내며 웃었습니다.) 살아있을 때나 그런 소리 많이 해주지. 랄까 장~난~... 아니, 그래도 반은 진심이야! 흠... ........아마도, 아직 많이 남았으니까 너무 초조해 하지는 마.
정하은:
관찰력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2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때, 하은은 벽면 상단에 고정되어있는 버스 도착 안내 전광판을 발견합니다.
:여느 버스 정류장에서도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전광판입니다.
전광판에는 글자가 흐르고 있지만,
약한 노이즈가 끼어있는 탓에 글자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정하은:
관찰력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53 |
| 판정결과: |
실패 |
이 전광판... 아무래도 노이즈가 너무 많이 껴 있어서 제대로 읽을 수가 없어. 자세히 봐도 잘 모르겠는걸. (어차피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돌리고)
차도민:응? 뭐가 말이야? (따라 전광판을 발견하고는 빤......) ......음, 흠! 으음~.... (......) 나도 잘 모르겠는데. 뭐야, 너 때문에 궁금해졌잖아~! (괜히 툴툴;) 다시 봐 봐. 너, 나보다 시력 좋지 않아?
정하은:노이즈랑 시력은 다른거 아니야? (그래도 네 말에 따라 다시 고개를 돌려 전광판을 빤히 바라본다.)
겨우 글자가 깨진 안내 메시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전광판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하은:
지능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17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도민의 이름을 불러야 다음 버스가 도착하는 게 아닐까?'
하는 실없는 생각을요.
정하은:(... 이거 아마도 도민이... 를 불러야 버스가 올 것 같은데. 오랜만에 이름을 부르려니 약간 어색한지 잠시 고민해보고.) 도민아.
나지막이 당신의 이름을 마주 부르는 도민이는 목소리는
어딘가 한구석, 차게 식은 빗물에 젖어 번지는 것만 같습니다.
당장이라도 물에 녹아 사라질 것만 같아요.
정하은, 당신은 당신을 바라보는…
한없이 가라앉은 것만 같은 도민의 두 눈동자에서 무엇을 읽어냈나요.
정하은:
심리학
| 기준치: |
40/20/8 |
| 굴림: |
68 |
| 판정결과: |
실패 |
:지금 도민은, 도통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정하은:
지능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81 |
| 판정결과: |
실패 |
:무어라고 말을 건네기도 전에 장대비의 포화를 가르고 라이트가 번쩍입니다.
곧 버스 한 대가 정류장 앞에 정차합니다.
버스의 전면 유리창에 붙어있는 라벨에는 '1224번'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정하은:(아까의 느낌에 위화감과 불안감을 느꼈지만 다시 평소와 같아지는 네 목소리를 듣고 안정이 된 듯 평소처럼 미소를 지으며) 그래. (천천히 버스에 올라타.)
버스에 올라타는 순간,
정하은:
듣기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까 전 들었던, 단말마와 같은 이명이 귓가를 울리고 사라집니다.
두 사람이 올라타는 것과 동시에 버스는 천천히 빗길 속을 뚫고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버스는 첫 번째 버스와 마찬가지로 텅 비어있습니다.
이 안에 존재하는 탑승객은 오로지 정하은과 차도민, 두 사람뿐입니다.
운전석을 살피면 기사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버스는 그저 운전기사 없이 홀로 굴러갈 뿐입니다.
두 사람은 의자 두 개가 붙어있는 2인용 좌석에 착석합니다.
정하은:(창 밖을 빤히 바라보곤) 왜 같이 길을 찾아주러 온 거야?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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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민:다른 길로 새어 나가면 안 되니까. 일단 이렇게 말해두도록 할까~... 왜, 같이 다니던 때처럼. 추억 돋을 것 같아서 좋을 것 같았거든. 봐, 비 오는 날 같이 버스를 타고 갔던 경험. 수도 없이 많잖아?
정하은:그러게. 우린 언제나 함께였으니까... 오히려 네가 없는 상황이 더 어색하겠지. 맞아. 네가 없는 일 년 동안은 어색했던 것 같아. (너와 눈을 마주치고) 이러니까 추억처럼 떠오른다. 신기해.
차도민:그래도 1년 정도면 슬슬 익숙해질 때 되지 않았나... 너, 적응 너무 느린 거 아니야?! (장난스러운 투로 말했습니다.) 그렇지? 아마 잊으려야 잊을 수 없을걸. 추억이란 건 생각보다 쉽게 잊혀지지 않는 법이니까. 그러고 보니까 재밌었던 일들 되게 많았는데. 아~ 그때가 그립단 말이지.
도민의 말에 문득 한 가지 기억이 떠오릅니다.
날짜를 특정할 수 없는 그 언젠가의 평범하고 행복했던 기억.
당신의 옆에는 소중한 친구 차도민이 자리하고,
우리는 조용하고도 한적한 버스에 앉아 함께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습니다.
하은은 갑작스러운 서늘함을 느끼게 됩니다.
글쎄, '서늘함'이라는 말로 형용할 수 있을까요.
두려움, 공포, 슬픔, 당황스러움.
모든 불안정한 감정이 한 데 뭉쳐 숨통을 억세게 짓누르던 그때.
:빗길에 미끄러진 버스가 요동치듯 크게 흔들립니다.
무언가에 머리를 강하게 맞는 충격과 함께
일순 힘이 빠져나간 몸이 앞으로 쓰러집니다.
와락.
:고꾸라지는 몸을 지탱하듯
누군가가 나를 강한 힘으로 끌어안습니다.
아니,
'누군가'라고 특정 지을 필요도 없잖아요.
그야 지금 당신의 곁에 존재하는 사람은 차도민 뿐인걸요.
차도민입니다.
어째서?
그런 의문을 던지기도 전,
:반대편 차선을 지나치던 트럭과 버스가 갑작스레 충돌합니다.
직후 들려오는 것은 커다란 굉음.
쇠가 굽어들고 절단되는 듯한 소름 끼치는 금속음.
무언가 터지는 소리,
날아가는 소리,
온몸의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찢겨 나가는 듯한 생생한 통증.
품에 안고 있던 국화꽃다발이 바닥을 나뒹굴고,
마치 눈송이 같은 국화 꽃잎은 시야를 긋고 흐드러집니다.
나를 꽉 끌어안은 도민의 체온은 어쩐지 전혀, 따듯하지가 않아서.
그게 또 어쩐지 너무나도 슬퍼서…….
이대로 정신을 잃으면 안 되는데.
야속하게도 도민의 상태를 확인하기도 전에 시야가 수몰되고 맙니다.
칠흑 같은 어둠이 눈앞에 왈칵 쏟아집니다.
왜인지 생경하지 않은 순간입니다.
도민아사랑한드아!!!!!!!!!!!!!!!: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정하은:
듣기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7 |
| 판정결과: |
실패 |
..
…깜빡.
하은은 눈을 뜹니다.
제일 먼저 들려오는 것은 무겁게 낙수하는 물방울 소리.
그리고,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품 안에 안겨있는 백색의 국화꽃다발입니다.
:꽃다발은 아까 전 보았을 때보다 조금 더 시들어있습니다.
이렇게 시들면 안 될 텐데.
당신은 막연한 슬픔을 느낍니다.
그야 오늘을 위해 준비한 꽃다발인걸요.
:꼭 빗물에 익사할 것만 같이 무겁던 정신을 흔드는 것은 잔잔하고도 담담한 도민이의 목소리.
이곳은 버스 정류장인 것 같습니다.
꼭 이 세상과 동떨어진 것만 같이,
끊임없이 펼쳐진 도로 한가운데 마련된 간이 정류장입니다.
어느 틈에 하차한 걸까요.
두 사람은 벤치에 앉아있습니다.
:도민에게 기댄 채 잠들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까 전의 사고에 대해 묻더라도 도민은 침묵으로 일관하며, 답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악몽이라도 꾼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입니다.
정하은:
SAN Roll
| 기준치: |
88/44/17 |
| 굴림: |
100 |
| 판정결과: |
대실패 |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멀쩡할 수가 없을 테니,
아무래도 질 나쁜 꿈이라도 꾼 모양입니다.
차도민:뭐야 진짜. 다 커서 이상한 꿈에 겁이나 질려서는. 너도 완전 바보네! (하하! 웃습니다.)
...그래도, 피곤하면 더 자든가 해.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은 것 같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도민이의 목소리는 어딘지 모르게 지쳐있는 것만 같다는…
이유 모를 생각이 듭니다.
정하은:
관찰력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3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첫 번째 정류장과 마찬가지로 벽면 상단에 고정되어있는 버스 도착 안내 전광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하은:(멍한 표정으로 있다가 버스 도착 안내 전광판을 빤히 바라본다)
:여느 버스 정류장에서도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전광판입니다.
전광판에는 글자가 흐르고 있습니다.
노이즈가 끼어있는 탓에 글자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만,
다행하게도 첫 번째 정류장에서 보았던 전광판에 비해 노이즈가 덜합니다.
전광판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은은 첫 번째 정류장에서 도민의 이름을 호명한 직후 버스가 도착했던 것을 떠올립니다.
두 번째 정류장에서도 도민의 이름을 불러야 버스가 도착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하은:
지능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6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무리 꿈이라고는 하지만 버스에 다시 올라타고 싶지는 않다는 충동이 듭니다.
정하은:(갑자기 몰려드는 불안감에 버스에 다시 탔다간 또 같은 꿈을 꾸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버렸어. 분명 너는... 인도자가 맞는데, 자신을 어디로 인도하는가 싶은 궁금증도 생겼지. 네 표정을 한번 살피고는.) 이번에도 노이즈가 많이 껴서 잘 모르겠는데?
차도민:그래? 그래도 여기에 있다는 건 뭔갈 알려주는 것일 텐데. ...뭐, 상관없어! 계속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버스는 올 거니까. (하아아, 하고 길면서도 가벼운 한숨을 내뱉었습니다. 몇 번 움직이며 자리를 고쳐 앉더니) 참~... 아무리 내가 빌린 버스라지만, 시간표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야. 동네 버스도 아니고. 기다리는 것도 힘들어.
정하은:뭘 알려준다고 해도 이렇게 노이즈가 껴 있으면 역시 읽기 어렵지. 그래... 버스는 언제든 올 테니까... (잠깐. 인도자의 이름을 호명하지 않아도 언젠가 버스가 오는 것일까? 라는 생각에 갑자기 더욱 불안해졌어. 지금이라도 널 꼼꼼히 살펴봐야지. 라는 생각이 들어 빤히 바라보고) 그런데 네 모습은 언제의 모습이야? 깔끔해 보이는데.
차도민:....응. 언제든 오지. 그리고
우리는, 그
버스에 탈거고. (
이번에도 같이 탈거지? ─같은 물음을 대신하여 내뱉은 건, 같이 타야만 한다는, 확신의 대답. 무언의 압박이 느껴졌을지도 모릅니다.) 언제의 모습? 흥미로운 질문이야! 이거 이거, 나도 생각해 본 적 없는데..... (곰곰이 생각하는 듯 보이더니) 사고가 있기 전의 모습, 아닐까? 이게 아니라면.. 무언가 마법의 힘으로 치유됐다든지. (유치한가? 덧붙이며 키득 웃었습니다.)
정하은:언제든... (절대 타고 싶지 않았다. 또 네가 죽는 모습을 보게 될까 봐. 또 네가 죽어가는데 내버려 둘까 봐. 언제까지나 자신만 자책하며, 널 그리워할까 봐. 하지만 확신하는 말을 들어버려서. 차라리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고 평생 헤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버렸어.) 여긴 정말 아무것도 없네. 그저... 빗방울만 떨어지니까. 약간 졸리기도 하고. (차라리 이곳에서 잠들어 버리고 싶다고 생각했을까.) 음... 생각해 본 적 아직 없구나. 하긴, 나도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아. 나에겐 이런 것 하나하나가 전부 마법 같은데.
차도민:(말끝을 흐리는 하은을 빤히 쳐다보았습니다. 무언가 생각이 많은 상태, 그렇게 짐작했습니다.) 뭔가 걱정이라도 있어?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분위기를 풍기지 않을 테니까. 널 봐온 게 몇 년인데 그것 하나 모를까. 슬쩍 하은의 눈치를 살피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혹시나 싶어서 말하는 건데,
버스에 타기 싫은 건 아니지? (그렇게, 물었습니다.) 그냥. .....뭔가, 그런 것만 같다는 촉이 들어버려서. 아하하, 아님 말고! (머쓱하게 뒷머리 긁적입니다.)맞아. 빗방울만 떨어지고... 이런 걸 뭐라 하더라... 아, 백색소음? (.....) 그럴 것 같긴 해. 마법은 비현실적이잖아. 그런데 지금 이 상황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테니까.
정하은:딱히 걱정 같은 거 없어. 있다면 진작 털어놨겠지? 어차피 넌 내 걱정 같은 건 금방 찾아낼 테니까. 하지만 그 후에 네 입에서 나온 소리를 듣고 몸이 굳는 거 같은 느낌이 들어, 어색하지만 확실한 목소리로 답해.) ...... 그럴 리 없잖아. 그저 여기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가만히 있는 것뿐이야. 너도 뾰족한 수가 없지? 마찬가지로 나도 아무 생각 안 나. (거짓말을 하자니 마음에 응어리가 진 느낌이 들어. 하지만 내색하지 않으려 애쓰고.) 맞아. 마법은 비현실적이지. 마법이 존재하면 좋겠다. 그러면... 다시 너와 있을 수 있을 텐데.
차도민:그런가~..... 음음, 그랬을지도 모르겠네. 와~.... 나, 1년 동안 너 못 만났다고 네 성격이 어땠는지도 가물가물한가 봐. (그럴 리 없잖아. 넌 그렇게 대답했는데... 그럼에도 어색함이 묻어나오는 네 대답에 금방 거짓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짓말. (슬픈 눈을 하고, 작게 중얼거립니다.) ...싫어도 어쩔 수 없어. 내가 목적지까지 바래다준다고 약속했으니까. 그러니까, 내가 인도하는 곳까지 잘 따라와. (네 마지막 말을 듣고는 기쁜 듯 생긋 웃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라도 만났잖아! 난 그것만으로도 기뻐.
안 그래, 정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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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은:그걸 까먹으면 어떡해! (조금은 밝아진 표정으로 웃었어. 하지만 그 후에 말한 거짓말이라는 한 마디에 표정이 조금 일그러지고) 응...? ...... 역시 그래야겠지. (하지만 역시 나쁜 기억을 떠올리는 건 싫은걸. 당연하잖아. 네가 죽는 모습이 그리도 생생히 떠올랐는데, 어떻게 거부하지 않을 수 있겠어. 도대체 어디로 날 인도하는 거야.)
맞아. 이렇게라도 만남에 감사해야지. 나도 기뻐. 차도민.
(네 말을 듣고 어느 정도 단념한 듯, 네 이름을 불렀어.)
어째서 이만큼이나 빗물에 수몰될 듯 참담히 젖어있는지.
도민이가 하은이의 이름을 호명하고 얼마 있지 않아 세 번째 버스가 저 멀리서 빗속을 헤치고 다가와 정차합니다.
버스는 지금까지 승차했던 버스와 달리 커다란 2층 버스입니다.
아, 실은 누가 상대를 호명하든 상관없었던 걸까요.
그래요.
두 사람 앞에 멈춰선 버스의 탑승구가 입을 벌립니다.
타고 싶지 않아요.
타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그래서는 안 될 것만 같다는 근원 모를 충동만이 내 안에 가득합니다.
차도민:괜찮아! 내가 같이 있잖아. 무서워할 거 없어.
:하지만 그 이유 모를 낯선 충동은 빗물보다도 잘게 흐드러져 떨어지는 도민의 목소리에 흔적도 없이 녹아 사라집니다.
아까까지만 해도 숨통을 조르고 익사시킬 듯 나를 쥐고 흔들었던 불안감마저도 깨끗이 씻겨 내려가는 듯합니다.
그저 온 세상을 적시는 빗소리와 끝없는 안정감만이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합니다.
도민이 하은에게 손을 내밉니다.
하은이 그 손을 잡으면, 두 사람은 세 번째 버스에 올라탑니다.
버스의 전면 유리창에 붙어있는 라벨에는 '0623번'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정하은:
듣기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7 |
| 판정결과: |
실패 |
:어쩐지 흐릿하게 이명을 들었던 것도 같습니다.
빗소리 탓에 명확한 사고가 서지는 않지만요.
…어쩌면 착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
.
:두 사람이 올라타는 것과 동시에 버스가 움직입니다.
차창 바깥으로 온통 습기뿐인 세계가 스쳐 지나갑니다.
버스는 지금까지의 버스와 마찬가지로 텅 비어있으며, 기사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안에 존재하는 탑승객은 그저 하은이와 도민이, 두 사람뿐입니다.
버스 내부에는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보이지만, 입구가 닫혀있습니다.
닫혀있는 입구의 문에는 커다란 자물쇠가 걸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정하은:
관찰력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91 |
| 판정결과: |
실패 |
정하은:
관찰력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2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하은이는 품에 안고 있던 국화가 일전보다 훨씬 더 생기를 잃었음을 눈치챕니다.
갓 생명을 피워낸 듯 하얗고 투명하던 꽃잎은,
이제 그저 계절을 잃은 이름 모를 들꽃처럼 보여요.
단지 몇 송이의 국화만이 처량히 바래진 꽃잎의 색을 발할 뿐입니다.
도민이가 먼저 창가 좌석에 앉습니다.
세 번째 버스에 탑승한 뒤로 도민은 어쩐지 멍한 상태를 유지하며,
:지친 듯, 혹은 침체되어 있는 듯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하은이 먼저 말을 걸어도 뒤늦게 답하거나 제대로 듣지 못합니다.
정하은:(국화의 상태처럼 네 상태가 안 좋아 보여 걱정스러운 눈치로 쳐다보고.) 도민아. 차도민. (찬찬히 살펴보니 네 상태가 정말로 이상한 게 확실해, 어깨를 붙들고 흔들어봐.)
차도민:(멍하니 밖을 쳐다보고 있다가 왜인지 어깨가 흔들려 옵니다. 그것을 눈치채기까지 몇초의 텀이 있었고, 도민은 뒤늦게 어색한 웃음을 내보이며 응, 왜? 같은 건성의 대답을 합니다. 정말 어딘가 나사가 풀린 것 같아요.)
정하은:
관찰력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79 |
| 판정결과: |
실패 |
as 하은이로 하고 냥냥모에모에큥 해주세요
ㅋ
ㅋ
ㅋ
ㅋ
정하은:
관찰력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66 |
| 판정결과: |
실패 |
도민이 갑자기 왜 저러지. 걱정이 될때쯤,
발에 무언가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확인하나요?
정하은:... 발에... (발에 있는것을 확인한다.)
하면 좌석 바닥에 떨어져 있는 책을 한 권 발견합니다.
책이라기보다는 얇은 책자에 가까워 보입니다.
푸른색의 표지에는 아기자기한 회전목마 그림이 프린트되어 있습니다.
놀이공원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화려하고도 쓸쓸한 푸른 대낮의 회전목마네요.
제목은 'merry go round' …메리 고 라운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책자의 내용을 살핀 직후 하은은 강한 현기증과 함께 정신을 잃습니다.
빛도 한줄기 들지 않는 맨 밑바닥의 어둠 속에서,
환각을 마주합니다.
환각 속에 삶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
가장 슬펐던 순간이,
죽어서도 잊지 못하리라 여겼던 반짝이던 삶의 조각이,
:어느 순간 그 삶에 뿌리를 내리고 침범한 도민이와의 첫 만남이.
…단 한 가지도 빼놓을 수 없는 여러 기억이 스쳐 지나갑니다.
함께 맛있는 것을 먹었던 기억,
처음으로 그 앞에서 눈물을 터뜨렸던 기억,
고조되는 행복감에 웃어버렸던 순간.
한동안 빠른 속도로 영상이 스쳐 지나가고 잠시간 필름이 뚝 끊기며 말간 어둠이 지속됩니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문득, 다시금 빛처럼 터져 나오는 영상이 하나.
두 사람의 모습입니다.
차도민과 정하은, 두 사람은 버스를 타고 함께 어디론가 향하고 있습니다.
차창 바깥으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행복해 보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한없이 다정하며,
애정이 넘치는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체온이 따스한 서로의 손이 스치고 있습니다.
고즈넉한 빗소리의 향연마저 서로 간의 애정에 담뿍 물들어 있습니다.
:반대편 차선을 지나치던 트럭과 버스가 갑작스레 충돌합니다.
직후 들려오는 것은 커다란 굉음.
쇠가 굽어들고 절단되는 듯한 소름 끼치는 금속음.
무언가 터지는 소리,
날아가는 소리,
어딘가에 들이박는 듯한 충격.
근육이 찢겨 나가는 듯한 생생한 통증.
쉼 없이 흔들리고 요동치는 어두운 화면 사이로 그런 하은이를 한 점 망설임 없이 끌어안는 '누군가'가 있었습니다.
당신은 강한 힘으로 끌어안깁니다.
아니,
'누군가'라고 특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당신의 곁에 사시사철 피어나는 국화처럼 존재하던 사람은 누구인가요.
늘 정하은을 위해 자신을 아끼지 않았으며,
온 생애를 다해 열렬히 소중히 여겨주었던 사람은 누구인가요.
그야… 차도민이 아닙니까.
차도민입니다.
도민이 억센 힘으로 정하은,
암전하는 버스의 내부를 어둡게 띄우며 필름이 또 한 차례 뚝 끊겨나갑니다.
떠오르는 영상의 날짜는…
1년 전의 오늘입니다.
그제야 지금까지 서리가 내린 듯 희뿌옇기만 하던 기억 하나가 마치 퍼즐 조각처럼 달라붙습니다.
1년 전의 사고가 떠오릅니다.
1년 전,
돌이킬 수 없는 사고의 현장에 존재하던 것은 도민이만이 아니었습니다.
도민과 하은, 두 사람이 함께 있었습니다.
:'나'를 제외한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던 그 참담한 사고의 현장에서,
도민은 당신을 끌어안고 죽었습니다.
오로지 당신을 살리기 위해…
본인을 희생시켜서요.
이건… 주마등인가요?
그래요. 이건 주마등입니다.
정하은:
SAN Roll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7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1
:일순 강한 충격과 함께 주마등이 돌아가던 공간이 산산이 부서져 내립니다.
정하은:
듣기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2 |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은 흔들리는 버스 좌석에 앉은 채 눈을 떠올립니다.
기억났습니다.
떠올렸습니다.
1년 전의 그날,
:도민이는 나를 끌어안고 대신 죽었던 겁니다.
고개를 돌리면 도민이는 창가에 머리를 기댄 채 곤히 잠들어있습니다.
깊게 잠들어있는 탓에 이름을 부르거나 흔들어 깨워도 좀처럼 일어나지 못합니다.
덜컹.
버스가 방지 턱을 밟고 흔들립니다.
그에 맞춰,
짤그랑.
무언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미약한 금속음이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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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은:(무언가 떨어지는 소리에 바닥을 살펴본다)
:바닥을 살피면 회전목마 고리가 달린 작은 열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정하은:이건... 열쇠? (이 열쇠를 어디에 사용 할 수 있는지 생각을 하다, 잠겨있던 버스의 2층이 생각이 나, 그곳으로 가 열쇠를 사용해본다.)
:닫혀있는 입구의 문에는 커다란 자물쇠가 걸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자물쇠에 아까 얻었던 열쇠를 끼워 넣으면 금속이 맞물려 들어가는 소리와 함께 버스 2층이 개방됩니다.
버스의 2층으로 들어서면,
그 장소는 이상하게도 단출한 방과 같은 형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차창에서 물기를 머금은 탁한 빛이 터져 나와 내부를 은은히 비추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책상과 책장, 그리고 침대 하나가 놓여있네요.
:각각
[책상]과
[책장],
[침대]를 살필 수 있습니다.
그 흔한 필기도구도, 책도, 사용감도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 흔한 먼지 하나조차 쌓여있지 않네요.
말끔하다 못해 쓸쓸해 보이는 책상 한가운데 반으로 접혀 있는 쪽지만을 한 장 발견합니다.
쪽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하은:사자... 안내... (쪽지를 읽어보고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해. 다른 것들도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해 책상을 살펴본다. )
그 어느 것도 하은이가 읽을 수 없는 것들뿐입니다.
검은색의 책등만이 마치 밤하늘처럼 빼곡히 즐비합니다.
정하은:
자료조사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7 |
| 판정결과: |
실패 |
정하은:
관찰력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89 |
| 판정결과: |
실패 |
정하은:
자료조사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책들 사이에 꽂혀있는 쪽지를 한 장 발견할 수 있습니다.
쪽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하은:
지능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6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러고 보니 각 정류장에서마다 도민이가 하은이의 이름을 호명하지 않았나요?
도민의 호명이 있고 난 후 버스가 도착했던 것도 그렇고요.
이거 혹시...
:꼭 병원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병실용 침대입니다.
다가서면 커튼이 반쯤 쳐져 있습니다.
커튼 위로 핀이 꽂힌 명찰 하나가 매달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명찰에는 '정하은 님'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문득 당신은 뼈를 치고 사라지는 기시감에 휩싸입니다.
조금 급한 손길로 커튼을 완전히 걷어내면 드러나는 것은
침대 주변으로 즐비한 온갖 의료 장치들…
그 사이에 푸른색 담요를 덮고 누워있는 사람은
입가에 산소마스크를 뒤집어쓴 채 눈을 감고 있습니다.
그제야 당신은 형용할 수 없었던 기시감의 정체와 마주합니다.
정하은, 당신이잖아요.
:병상에 누워 끊임없이 즐비한 갖가지 의료 기계들 틈 사이에서,
산소호흡기를 뒤집어쓴 채 실낱같은 생명을 부지하고 있는 사람은…
정하은,
당신입니다.
정하은:
듣기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문득 아주 가까운 자리에서 익숙한 기계음이 터져 나옵니다.
정하은:(기계음의 소리에 이끌려 주변을 살펴본다)
:당신은 병상 옆에 자리하고 있는
심전도 기록 장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기록 장치의 모니터 위로 마치 미약한 파도 같은 하은이의 심전도 곡선이 출력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마치 당장이라도 숨이 멎을 것만 같은,
연약하고도 미약한 곡선입니다.
정하은:
지능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2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지금까지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던 수많은 이명,
…아니.
심전도 기록 장치의 기계음을 떠올립니다.
이제야 확신합니다.
당신을 감싸 안고 죽어버린 도민의 희생이 무색하게,
당신은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정말 내가 알고 있는 목적지로 향하고 있는 것이 맞습니까.
정하은:
SAN Roll
| 기준치: |
84/42/16 |
| 굴림: |
3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1
아니, 이제 이건 현실이 아니겠지요.
이 버스는, 스스로가 수몰되어가는 버스.
'영원한 안식'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타 있는 것은 바로 정하은, 당신입니다.
:어쩐지 몸이 강하게 흔들리는 것만 같은 느낌에 눈을 감았다 떠올리면,
흐릿하고 침침한 시야 너머로 희기만 한 천장이 들어옵니다.
삐. 삐. 삐. 벨이 터지는 소리,
장치에서 갈라져 나오는 다급한 기계음 소리,
위급한 환자의 위치를 알리는 병원의 방송 소리,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뭉개지고,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그리고 당신은, 다시 눈을 감습니다.
고요하고 적막하게 수몰하는 세상을 울리는 빗소리.
낙수하는 빗물은 봄의 끝물에 삶을 모두 피워내고 낙화하는 벚꽃을 닮았습니다.
부드럽게 머리칼을 쓸어주는 손길에 정신을 차리면 어느새 정류장입니다.
품에 안고 있는 국화꽃은 이제 생기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히 시들어 있습니다.
도민에게 기댄 채 잠들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개를 들어 올리면 아주 자연스럽게도,
정류장의 상단에 자리하고 있는 버스 도착 안내 전광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금까지의 전광판과 다른 점이 있다면 조금의 노이즈도 끼어있지 않다는 것.
그리고…
:이제는 온전히 모든 글자를 읽어낼 수 있다는 것.
이름의 불러야 하는 건 내가 아니라…
도민이였습니다.
하은이는 지금까지 도민이가 각 정류장에서 자신의 이름을 호명했던 일을 떠올립니다.
그러고 보면, 꼭 도민이가 자신의 이름을 부른 뒤에 버스가 도착하지 않았던가요.
그야 당연하잖아요.
인도를 받을 자는, 망자의 길에 들어선 자.
죽음의 여로에서 가장 먼저 버스에 올라타 있던 자.
바로 정하은 당신입니다.
그렇지만 왜일까요.
한참이 흘러도 도민이는 당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다.
당신은 첫 번째 버스에서 조우한 직후 지금껏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도민이의 표정을 마주합니다.
그는… 기뻐 보입니다.
동시에 슬퍼 보입니다.
한편으로 어딘지 홀가분해 보이는 눈으로 당신을 봅니다.
:도민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펼친 우산을 하은이에게로 기울입니다.
도민이의 어깨가 젖어 듭니다.
그제야 그가 입고 있는 옷차림이 눈에 들어옵니다.
까만 정장.
꼭, 세상이 말하는 인도자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우산을 하은이에게 기울인 채 처연히 떨어지는 비를 맞던 도민이는 나지막이 입술을 엽니다.
:그렇게 속삭인 도민이는 문득 하은이에게로 손을 내밉니다.
사방은 어느새 컴컴해져 있습니다.
차도민:목적지가 바뀌었어. 처음에 했던 말 기억 나? 도중에 길을 잃지 않도록, 네가 가야 할 목적지까지 내가 바래다주겠다고 했잖아.
건너편 정류장으로 넘어가자. 네게 꼭 전해야 할 말이 있어.
정하은:(네가 내민 손을 잡고, 환하게 미소짓는다) 응!
:하은이가 도민이의 내민 손을 잡으면, 두 사람은 천천히 반대편 정류장을 향해 이동합니다.
발끝을 적시는 빗물은 기실 뜨거운지도, 차가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요.
그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야 당연하잖아요.
내가 지금 집중해야 할 존재는 그저 차도민 단 한 사람뿐인걸요.
차도민:기억나? ...음, 그러니까. 1년 전 오늘, 너와 내가 함께 타고 있던 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진 트럭이랑 추돌하는 사고가 있었어. 그 사고에서 나는 ...너를 안고 죽었고. 다행히 너는 곧장 병원에 옮겨졌지만! ...1년째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이야.
점점 죽음에 가까워져 가는 네 영혼은 삶의 경계를 벗어났어. 그런 네 영혼을 노리는 존재가 있었고... 그래서 나는 그런 네 영혼을 안전한 안식으로 이끌기 위해 신적인 존재와 계약했어.
그 계약 덕분에 네 영혼을 안전한 죽음으로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과 힘을 얻게 되었고..., 그 공간이 지금까지의 버스들이야. 내가 각 정류장에서 한 번씩 네 이름을 불렀던 건, ...응, 너를 죽음으로 인도하기 위함이었어.
하지만... 하지만 나, 이제는 네 이름을 더 부르지 않아도 돼! 중간에 우리를 도와준 신이 있었거든. 완전 다행하게도 널 다시 삶으로 돌려보낼 수 있게 됐어.
네가 들고 있는 국화는 네 생명 그 자체야. 곧 이 정류장에 너를 삶으로 돌려보낼 버스가 도착할 거고, 지금 이 그대로 꽃다발을 들고 버스에 오르면, 넌 다시 삶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될 거야!
:도민이 말을 끝마침과 동시에 두 사람은 건너편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도민에게서 모든 진상을 듣게 된 하은이는 숨이 막혀옵니다.
억만 겁의 슬픔 탓일까요,
아니면…
그렇게 말하는 도민이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기뻐 보여서였을까요.
정하은:
SAN Roll
| 기준치: |
83/41/16 |
| 굴림: |
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차도민:비록 난... 이미 1년 전에 완전히 모든 게 끝나버린 상태기 때문에, 돌아갈 수 있는 육신도 더 존재하지 않아 함께 돌아갈 수 없지만....
하지만, 지금 그게 뭐가 중요해! 난, ...난 너만 살면 되는걸. 널 생환시키는 것만이 목적이 되었기도 하고 말이야.
...우린,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게 될 거야.
:문득 도민이의 어깨너머로 희미한 불빛이 들어오는 전광판이 보입니다.
전광판의 메시지는 우리가 원래 앉아있던 반대편 정류장의 전광판 메시지와 그 내용이 상이합니다.
차도민:이제, 네가 내 이름을 불러야 할 차례야.
이름을 불러줘, 나의 소중한 친구!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이제는 반대로 당신이 도민의 이름을 불러야 합니다, 정하은.
:당신은 떨리는 목소리로 도민이의 이름을 부릅니다.
바람이 붑니다.
온전히 침체된 죽음의 여로 반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어깨가 젖어 듭니다.
바람이 이렇게 세차게 불면, 우산도 소용없는 법입니다.
그러니 지금 내 뺨을 타고 흐르는 것은 눈물이 아닌 빗물인 겁니다.
얼마 있지 않아 정류장 앞에 라이트를 켠 버스가 한 대 정차합니다.
:버스의 출입구가 열리면 하은이는 흠뻑 젖은 다리에 힘을 실어 그 위에 승차합니다.
너랑 친구라서, 너랑 함깨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
:당신이 버스에 올라타면 버스의 문이 닫힙니다.
당신은 급하게 뒷좌석으로 내달립니다.
창문을 열고, 우산을 든 채 당신을 올려다보는 도민이와 두 눈을 마주합니다.
:그렇게 속삭이는 도민이에게 무어라고 답을 건네기도 전에 버스는 움직입니다.
수몰되는 세계에서,
수몰될 듯 슬프기만 한 버스가 빗길을 가르고 내달리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하은이를 제외한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는 버스 안.
이 주체 못 할 슬픔을 어떻게 견뎌내라는 걸까요.
이제 옆자리에 더는 네가 없는데,
:너 없는 삶 속에서 나는 억겁 같은 하루를 견뎌내며 살아가야 할 텐데…
이 슬픔을 어떻게 씻어내야 한다는 말인가요.
넘쳐흐르는 슬픔에 턱 끝에 맺힌 눈물을 훔쳐냅니다.
뺨 위로 번지는 눈물을 닦아내고, 또 닦아냅니다.
입술 바깥으로 침잠되어있던 고통이 터집니다.
많이 보고 싶을 거예요.
나는 아주 많이, 당신이 보고 싶을 겁니다.
눈물에 흠뻑 젖어든 소매는 하얗습니다.
어느 사이엔가 환자복 차림입니다.
무겁게 내려간 고개에, 품에 안겨있던 국화 꽃잎 위로 시선이 떨어집니다.
까맣게 시들어있던 국화는 물기를 머금어 생생합니다.
나의 삶을 향해 되돌아가는 이 버스 안에서 말이에요.
국화는, 붉습니다.
이제 더는 흰 국화가 아닌 붉은 국화예요.
정하은,
떠올랐나요?
:당신은 품 한가득 국화꽃다발을 끌어안습니다.
그 위에 호흡을 묻고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냅니다.
익숙하고도 적막한 빗소리,
그 틈 사이로 새어 나오는 희미한 기계음에 눈꺼풀을 떠올립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흰 천장.
소독약 냄새.
아, 바뀐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이 바로, 도민이가 인도해준 나의 목적지입니다.
놀란 간호사의 목소리, 커튼을 치고 급히 들어서는 의사의 얼굴.
난잡하게 흩어지는 내 삶의 빛.
네가 없는 너의 기일.
눈가에 고여 있는 뜨거운 물기 탓에 눈이 아픕니다.
가슴에 담기 벅차고,
감은 눈 아래 떠올리기 힘들고,
그 삶이 짧았기에 찬란했고 슬픈 이름이 있습니다.
한 점 떨림 없이 애정이 담긴 목소리로 네 이름을 부르는 것.
슌 (GM):수고하셨씁니다~~~~~~~~~~~~~~~~~~~~~~~~~~~~~~~~~~~~~~~~~~~~~~~~~~~~~~~~~~~~~
~~~~~~~~!!!!!!!!!!!!!!!!!!!!!!!!!!!!!!!!!!!!!!!!!!!!!!!
너모 아름다운 얘기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1!!!!!!!
슌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키퍼넘오랜만이라
실수 ㄹㅈㄷ지만 넘어가주시기,^^;;
재미없다고느끼실까봐 엉엉울면서함
정하은:너무 재밌고 엉엉 울다가 광대 아프게 웃다가를 반복했습니다.....................
슌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행이에요,,,
저는 티알입문때 개재미없게해서(xx)
1년정도 왜뚸그런거 하다가
다시 입문하고 밋.친.넘
됨
전 진짜 재밌게 입문해서 밋.친.넘.될듯
슌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행이에요,,,,,,,엉엉엉
오래수고많으셧습니다...........
넙죽넙죽
정하은:아휴 슌님이 더 고생 많으셨죠...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제 좀 누브세요,,,
어우오래햇다
저 지금 도민하은 하느라 못 누븜,,,
슌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위험한시날인게,,,,
하은이가 자기도 남겟다 햇으면
차도민은 영구로스트고
하은이는 로스트예요
슌 (GM):(영구로스트가뭐냐면 얘로평생티알몼뚸는거임ㅇㅇ그냥말그대로완전 뒤.졋,다.로보면댐)
헐,,,
진짜 큰일날뻔했다
반대편건너갈때
이탈햇으면
정하은:헐,,,,,,,,,,,,
너무 악랄하다
진짜
뭐지?
이렇게 주사위 망한탁은
처음이에여ㅛ
ㅋ
ㅋ
ㅋ
오늘 오하아사 1위인데 왜이러냐~~
슌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슌 (GM):우울...................................
많은 일이 있었네요
ㅋ
ㅋ
ㅋ
ㅋ
정하은:하 암튼 수고 많으셨습니당 푹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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